"ETF 투자"를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S&P 500이나 나스닥 100 같은 지수 추종 상품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묻지 마 투자가 아닌, 시장 평균 정도는 따라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합리적인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주식 시장에는 지수 수익률을 아득히 뛰어넘는 고수들이 즐비한데요. 만일 투자 고수가 개인도 전문 운용사도 아닌, 대학 기금이라면 믿으실 수 있나요?

오늘의 주제는 미국 명문대의 대학 기금(Endowment Fund)의 투자 비결입니다.
특히 예일대의 기금 운용 성과는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통할 정도예요. 예일 모델이라 불리는 기금의 핵심 운용 원리를 내 투자 포트폴리오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예일대와 하버드는 어떻게 S&P 500의 수익률을 넘겼을까?

자, 여기 위에 첨부된 그래프를 한번 보시죠. 이 그래프에서는 1985년부터 2008년까지 예일대, 하버드대 기금과 S&P 500 지수의 투자 성과를 비교해 놓았는데요.
점선으로 표시된 선이 예일대인데, 한눈에 봐도 다른 두 선을 압도하고 있죠? 1985년에 100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2008년 무렵 예일대는 4,000달러 가까운 수익을 냈어요.
하버드(검은 실선)도 3,000달러 선을 넘겼고요. 반면, 우리가 익히 아는 S&P 500(회색 실선)은 1,500달러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격차가 정말 어마어마하죠.

이건 단순한 운이 아니에요. 예일대 기금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스웬슨(David Swensen)이라는 인물의 철학이 만들어낸 결과죠. 그는 1985년 예일대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부임하면서 기존 투자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놨어요.
월스트리트가 무시했던 질문 하나
스웬슨이 던진 질문은 간단했어요.
"왜 모두가 같은 자산에만 투자하지?"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기금이나 연기금은 주식 60%, 채권 40% 같은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를 고집했죠. 안전하다고 여겨졌으니까요.
하지만 스웬슨은 달랐어요. 그는 부동산, 원자재, 사모펀드, 헤지펀드 같은 대체 투자에 과감하게 자금을 배분했어요. 미친 짓 같았죠? 하지만 그에겐 확실한 논리가 있었어요.
첫 번째 비결: '상관성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라!
데이비드 스웬슨은 예일대 기금 운용의 총책임자로 재임하면서 자신의 철학을 담은 투자 운용 모델, 일명 예일 모델(Yale Model)을 완성하였는데요. 예일 모델이 품고 있는 핵심 개념은 바로 '자산간 상관성'입니다.
여기서 잠깐, 상관성(Correlation)이란 뭘까요? 자산간 상관성이란 두 자산의 가격이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 자산을 놓고 볼 때 상관성은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뉠 수 있는데요.
참고자료: 자산간 상관관계 분석표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주식, 채권 같은 높은 상관성을 가진 전통 자산에만 집중하기 쉽습니다. 경기가 좋을 땐 다 같이 오르지만, 폭락장이 오면 '와르르' 무너지죠. 그런데 예일 모델은 이 틀을 완전히 깼어요.

예일대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헤지펀드, 부동산, 천연자원(Oil & Gas), 벤처 캐피탈 등 비전통 자산(Alternative Assets)에 기금의 70% 이상을 배분했습니다.
이 자산들은 일반적인 주식 시장(S&P 500)의 움직임과는 낮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어요. 즉, 주식 시장이 폭락해도 이 비전통 자산들은 나름의 움직임을 보이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을 해준 거죠.
이게 바로 분산 투자의 마법입니다. 단지 여러 곳에 나눠 담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산에 나눠 담는 것, 그게 핵심이에요!
2008년, 진가가 드러난 순간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보세요. S&P 500은 37% 폭락했어요.
그런데 예일대 기금은? 물론 손실이 있었지만, 회복 속도가 달랐어요. 왜냐고요?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가치를 지켰거든요.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를 가진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흔들리는 걸 보며 패닉에 빠졌죠.
하지만 상관성이 낮은 자산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쪽이 버텨줬어요.
두 번째 비결:저변동성-거북이는 토끼를 이긴다
스웬슨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건 하루아침이 아니었어요. 위 차트를 다시 보세요. 1985년부터 2000년까지 15년 동안은 사실 예일대와 S&P 500의 격차가 크지 않았어요. 오히려 S&P 500이 앞선 시기도 있었죠.
하지만 2000년 이후, 특히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상관성이 낮은 자산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변동성을 줄여줬고, 그 결과 복리 효과가 극대화됐거든요.
예일 모델의 두번 째 비밀은,다른 펀드들처럼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보다 낮은 변동성에서 나오는 복리 효과를 더 중시했다는 점이에요.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A 투자자: 1년차+30%, 2년차-20%,3년차+30%, 4년차-20%…반복
✔︎ B 투자자: 매년 꾸준히 +10% 수익
고변동성/저변동성 투자 20년 수익률 비교 그래프

20년 후 A 투자자의 수익률은 +153%를 기록했지만, B 투자자의 수익률은 +573%를 기록했어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높은 변동성이 주는 두 가지 단점 때문인데요.
✔︎ 손실의 무서움 -20% 손실을 만회하려면 +25% 수익이 필요해요
✔︎ 복리의 파괴 - 변동성이 크면 복리 효과가 깎여나가요
스웬슨은 이걸 알고 있었고,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들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여 느리지만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했던거죠.
세 번째 비결: 리밸런싱,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습관
예일 모델의 또 다른 비밀은 체계적인 리밸런싱이에요. 특정 자산이 많이 올라서 비중이 커지면 일부를 팔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사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작년에 주식이 많이 올라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1%가 됐다고 해봐요. 원래 계획은 50%였는데 말이죠.
이럴 땐 초과분 10%를 팔아서 부동산이나 채권 같은 다른 자산을 사는 거예요.
이게 왜 중요할까요? 자동으로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전략이 되거든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게 핵심이에요.
예일 모델, 내 ETF 투자에 적용하기
예일 모델이 좋긴 하지만, 수천억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라서 가능한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드실 수 있어요.
일반 투자자가 예일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건 어렵겠지만, 앞서 보았던 세 가지 핵심 원리를 적용해 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아래 가이드를 따라가다보면 여러분도 S&P를 뛰어넘는 놀라운 수익률에 가까워 질 수 있을 거에요!
‘예일처럼 투자하기' 단계별 실천 가이드
✅ 1단계: '비전통 영역' ETF 편입 계획 수립
단순히 주식/채권 대신, 주식 시장과 상관성이 낮은 자산 (예: 리츠, 물가 연동 국채 등)을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포함하기로 결정합니다.
✅2단계: 목표 자산 배분 비율 설정
개인의 투자 목표와 위험 감수 능력에 맞춰 포트폴리오의 자산별 목표 비율을 설정합니다. 이 때 높은 수익률 보다는 낮은 변동성 자산분배를 통해 복리효과의 극대화를 노려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3단계: 저비용 ETF 상품 조사 및 선택
설정된 목표 비율을 채울 ETF를 선정합니다. 장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위해 운용 보수(수수료)가 낮은 인덱스 펀드나 ETF를 우선적으로 선택합니다.
✅4단계: '간소화된 예일 모델' 참고

데이비드 스웬슨 포트폴리오의 예시를 참고하여 자산 배분 구조를 확인합니다
✅5단계: 정기적인 '리밸런싱' 주기 확정
포트폴리오의 자산 비율이 시장 변동으로 인해 목표치를 벗어났을 때, 이를 되돌릴 **점검 주기(예: 분기별, 반기별)**를 확정합니다. 정해진 주기에 따라, 비중이 높아진 자산(수익이 난 자산)을 일부 팔고, 비중이 낮아진 자산(상대적으로 덜 오른 자산)을 사서 목표 비율을 복원합니다.
✅ 6단계: 장기적인 관점 유지
단기적인 시장의 급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유지합니다.
결론

예일대 기금의 성공 비결은 결국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하는 현명한 분산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셨을 거예요.
상관성의 개념을 응용하고, 저변동성을 통한 복리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평범한 일반 투자자도 S&P 500 지수를 뛰어넘는 나만의 미니 예일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거에요.
이 글이 여러분의 현명한 투자에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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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이종권(Joseph) CEO는 KAIST에서 전기및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후, 한국 IBM 유비쿼터스컴퓨팅 Lab에서 부장을 역임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해 왔습니다. 이후 에이서투자자문에서 퀀트운용 총괄을 맡아 퀀트 투자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쌓았고, 현재는 인텔리퀀트의 대표로서 누구나 현명한 투자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퀀트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