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10일, 오마하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95세의 워런 버핏이 마지막 주주서한을 통해 은퇴를 알렸거든요.
"영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이제 조용히 물러나겠다"는 그의 말은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죠.
60년 넘게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며 전설이 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다만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메시지를 통해 주주들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이번 편지에는 그가 평생 쌓아온 투자 철학과 인생의 지혜, 그리고 후계자에 대한 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요.
이번포스팅에서는 버핏의 마지막 주주서한에 담긴 그의 투자 철학과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를 배워보겠습니다.
워런 버핏, 은퇴를 선언하다

버핏의 결정은 갑작스럽지 않았어요. 사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죠.
연말부터 그렉 아벨이 CEO 자리를 맡게 되는데요.
버핏은 아벨을 "훌륭한 경영자이자 지칠 줄 모르는 일꾼, 그리고 정직한 소통가"라고 극찬했어요.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신뢰였죠.

9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버핏은 여전히 정정해요.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하며 일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움직임은 느려졌고 읽기도 점점 어려워지지만, 가끔씩 유용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귀한 제안을 받기도 한다고 해요.
버크셔의 규모와 시장 상황 때문에 기회는 많지 않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거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버핏이 자신의 장수를 "행운"이라고 표현한다는 거예요.
어릴 적 맹장 수술로 목숨을 건졌던 일부터 시작해, 인생 곳곳에서 운이 따라줬다고 솔직하게 인정하죠.
1930년에 건강하고, 백인 남성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었다는 겁니다. "행운의 여신이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겸손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주주서한 핵심 요약
이번 편지에서 버핏이 전한 핵심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먼저 후계 구도에 대한 확신이에요.
그렉 아벨에게 CEO 자리를 넘기는 것에 대해 버핏은 한 치의 의심도 없어 보였거든요.
"내 저축과 여러분의 저축을 맡길 사람으로 그렉보다 나은 선택은 없다"고 단언했죠.
CEO든 컨설턴트든 학자든 정부 관료든, 누구와 비교해도 아벨이 최고라는 겁니다. 이런 확신은 아벨이 버크셔의 많은 사업과 인력을 버핏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나왔어요.
두 번째는 유산 배분 계획이에요.
버핏의 세 자녀는 이미 은퇴 연령을 넘긴 72세, 70세, 67세인데요.
버핏은 자녀들이 건강할 때 자신의 재산을 자선 재단에 배분하도록 생전 증여 속도를 높이기로 했어요.
무덤에서 지배하는 건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거든요.
자녀들은 이미 매년 5억 달러 이상을 배분하는 경험을 쌓아왔고, 버핏은 그들이 "괜찮은 일"만 해줘도 충분하다고 말했죠.
세 번째는 버크셔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에요.
버핏은 솔직했어요. 버크셔의 규모 때문에 앞으로 10~20년 후에는 더 나은 성과를 낸 기업들이 많을 거라고 인정했거든요.
하지만 버크셔는 치명적인 재앙을 겪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기업이며, 주주를 가장 생각하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죠.
주가는 변동성이 크겠지만, 미국이 회복하면 버크셔 주식도 회복할 거라는 메시지였어요.
버핏은 CEO 보수 문제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어요.
투명성을 높이려던 공시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거죠.
A사 CEO가 B사 CEO 보수를 보고 자신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선의의 개혁이 질투와 탐욕을 부채질한 셈이에요.
버핏의 후계자, 그렉 아벨은 누구인가?

그렉 아벨은 캐나다 출신으로 1990년대에 오마하에서 몇 년간 살았어요.
당시 버핏의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파넘 스트리트에 살았지만, 두 사람은 그때 만나지 못했죠.
아벨은 1999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를 통해 버크셀에 합류했는데, 이를 주선한 인물이 바로 월터 스콧 주니어였어요.
버핏이 아벨을 신뢰하는 이유는 명확해요.
아벨은 버크셔의 손해보험(P/C) 사업의 잠재력과 위험성을 오랜 경력의 보험 임원들보다 훨씬 깊이 이해하고 있거든요.
학습 능력도 뛰어나서 대부분의 CEO가 고려조차 하지 않는 문제들까지 파악한다고 해요.
버핏은 아벨의 건강이 앞으로 수십 년간 유지되길 바란다고 했는데, 이는 버크셔가 다음 세기 동안 5~6명의 CEO만 필요하리라는 기대를 담고 있어요.
아벨은 65세에 은퇴하려는 사람, 부자가 되려는 사람, 왕조를 세우려는 사람이 아니에요.
책임감 있게 부를 키워가되 과시용 부나 세습 재산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이죠.
버핏이 원하는 이상적인 후계자상 그 자체인 거예요.
흥미로운 건 버핏이 후계 계획을 세우면서도 위험 요소를 명확히 짚었다는 점이에요.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CEO라도 치매나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거죠.
버핏과 찰리 멍거도 과거에 이런 문제를 여러 번 겪었지만 제때 조치하지 못했대요. 이사회는 항상 경계해야 하고, CEO는 자회사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국 시장 영향력은 앞으로도 그대로일까?

버핏은 현실적이었어요. 버크셔의 사업들은 평균보다 약간 나은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규모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고 솔직하게 인정했거든요.
10~20년 후에는 버크셔보다 좋은 성과를 낸 기업들이 많을 거라는 거죠.
하지만 몇 가지 확실한 강점이 있어요.
첫째, 치명적인 재앙을 겪을 가능성이 다른 어떤 기업보다 낮아요.
보험, 에너지, 철도, 제조업, 서비스, 소매업 등 다양한 사업에 분산 투자되어 있고, 각 사업이 서로 상관관계가 낮거든요.
둘째, 주주 중심 경영이에요.
버핏이 본 그 어떤 기업보다 주주를 생각하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갖췄죠.
셋째, 미국에 자산이 되는 방식으로 경영될 거라는 약속이에요.
버크셔는 절대 정부에 의존하는 기업이 되지 않을 거래요.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해요. 버핏은 현 경영진 아래 60년간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 적이 세 번 있었다고 털어놨죠.
"절망하지 마세요. 미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고 버크셔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한 문장에 버핏의 낙관주의가 응축되어 있어요.
버크셔의 영향력은 단순히 시장 지배력이나 수익성만으로 측정할 수 없어요.
버핏이 만들어온 기업 문화와 투자 철학이 미국 시장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거든요.
장기 투자, 가치 투자, 정직한 경영, 주주 중심 사고방식 등은 이미 하나의 표준이 됐죠.
아벨이 이런 유산을 이어가는 한, 버크셔의 영향력은 계속될 거예요.
버핏의 교훈을 내 투자에 적용하는 방법
버핏의 마지막 메시지는 투자를 넘어 삶의 지혜로 확장돼요.
그는 "인생의 후반부가 전반부보다 더 좋았다"고 말했어요. 과거의 실수 때문에 자책하지 말고, 거기서 조금이라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거죠.
개선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요.
투자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세요.
버핏은 60년간 세 번이나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결국 회복했다고 말했어요.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보라는 거죠.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면 미국 경제가 결국 회복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세요.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기억하세요.
버크셔가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산업에 걸쳐 상관관계가 낮은 사업들을 운영하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도 마찬가지예요.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지 마세요.
경영진의 품성을 보세요.
버핏이 아벨을 선택한 건 능력만이 아니라 정직함과 성실함 때문이에요.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도 숫자만 보지 말고 경영진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세요.
주주를 생각하는가? 장기적 가치를 추구하는가? 과시욕이나 욕심에 휘둘리지 않는가?
실수에서 배우되 자책하지 마세요.
버핏조차 수많은 실수를 했다고 고백했어요. 중요한 건 실수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우느냐예요.
손실이 났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을까?"를 생각하세요.
친절과 겸손을 잊지 마세요.
버핏은 "청소하는 분도 회장님만큼이나 똑같은 인간"이라고 말했어요.
투자로 부를 이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마세요.
황금률(Golden Rule)을 따르라는 조언은 투자뿐 아니라 삶 전체에 적용돼요.
행운을 인정하고 감사하세요.
버핏은 자신의 성공이 행운 덕분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
미국에서 태어난 것, 건강하게 자란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모두 행운이라는 거죠.
여러분도 투자 수익이 났다면 순전히 실력 때문만은 아니에요. 시장 타이밍, 경제 상황 등 운도 작용했다는 걸 인정하면, 겸손해지고 더 신중해질 수 있어요.
결론

워런 버핏의 마지막 주주서한은 단순히 은퇴 선언이 아니에요.
한 시대를 풍미한 거인이 후배들에게 남긴 유언장 같은 거죠.
그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항상 더 나아지려 노력했고, 그 여정을 우리와 솔직하게 공유했어요.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버핏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각자의 투자 여정에서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게 바로 투자의 거인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