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비트코인을 팔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주식 시장에서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단연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급락이었습니다.
고점 대비 주가가 무려 60%나 빠졌죠. 비트코인을 무한정 사들이며 승승장구하던 이 기업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놀랍게도 트리거는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EO 퐁 리(Phong Le)와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가 "mNAV가 1배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mNav가 뭐길래?
여기서 mNAV (Market Net Asset Value)라는 개념을 알고 가야 하는데요.
mNAV란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배수예요.
쉽게 말해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냐를 나타내는 지표인거죠.
스트래티지의 경우, 부채와 우선주를 제외한 후 보유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해요.
mNAV가 1이면 주가와 주당 비트코인 가치가 동일하다는 뜻이고, 1 미만이면 비트코인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상태(디스카운트)예요.
보통 1.0이 정상이지만, MSTR은 최근 2.0에서 3.0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즉, 비트코인 1만 원어치를 사기 위해 투자자들은 MSTR 주식 2~3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죠.
비트코인 ETF가 있는데 굳이 이걸 왜 사요?
비트코인도 있고, 비트코인 ETF도 있는데 투자자들은 왜 굳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식을 사 왔던 걸까요?
비밀은 바로 MSTR이 고안한 무한 매수 루프에 있습니다.

1.MSTR 주가가 고평가(프리미엄)를 받습니다.
2.회사는 비싼 값에 주식을 찍어내거나(유상증자), 전환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챙깁니다.
3.그 돈으로 다시 비트코인을 왕창 삽니다.
4.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MSTR의 자산 가치가 올라 주가가 또 뜁니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MSTR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MSTR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보다 주가가 훨씬 비싸게(mNAV 2~3배) 거래되는 '프리미엄'을 누려왔습니다.
이 프리미엄 덕분에 비싼 주식을 찍어 비트코인을 더 사는 무한 매수 루프가 가능했죠.
하지만 최근 mNAV가 3년 만에 처음으로 1배 근처까지 추락하면서, 이 강력한 엔진이 꺼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 수단별 비교
mNav 1.0이 중요한 이유
mNAV가 1배라는 건 뭘 의미할까요? 시장이 스트래티지를 더 이상 "비트코인 레버리지 플레이"로 보지 않고, 단순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회사로만 평가한다는 뜻이에요.
그동안 붙었던 프리미엄이 증발한 거죠.
더 심각한 건, mNAV가 1배 아래로 떨어지면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거예요.
이 경우 회사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될 거에요.
아직 준비금 14억 4천만 달러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당장 내일 비트코인이 쏟아져 나올까요? 다행히 경영진은 방어막을 쳤습니다.
퐁 리 CEO는 2029년 이전에는 비트코인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바로 14억 4천만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준비금(Reserve)인데요.
퐁 리의 주장에 따르면 이 현금으로 스트레티지는 향후 약 21개월~2년 이상의 배당금과 이자를 낼 수 있으며,
당장 mNAV가 1 아래로 내려가도,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버틸 체력은 충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회의적이에요.
금융 분석가 안드레아스 스테노 라센은 "mNAV가 1배 아래로 떨어지면, 스트래티지는 결국 비트코인을 팔아 자사주를 매입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mNAV는 단순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시장 심리 지표예요
퀀트 투자자들에게 이번 사태는 굉장히 흥미로운 케이스 스터디예요.
mNAV의 급격한 변동은 시장 센티먼트의 극단적 변화를 보여주거든요. 이런 포인트에 주목에서 보시면 더욱 흥미롭게 상황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mNAV와 비트코인 가격의 상관관계가 깨졌어요.
2020년 이후 MSTR 주가와 BTC 가격은 거의 동조화되어 움직였는데, 최근 둘 다 50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어요.
하지만 주가 하락 폭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커요. 이건 레버리지 구조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mNAV 1배는 심리적 지지선이에요.
1배 아래로 떨어지면 "비트코인 직접 사는 게 낫다"는 논리가 강해져요. 반대로 1배 근처에서 반등한다면, 레버리지 프리미엄이 다시 붙을 여지가 있어요.
트레이더 제임스 윈은 월스트리트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눌러서 비트코인 매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음모론처럼 들릴 수 있지만, 대형 기관들이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물량을 탐내고 있다는 건 사실이에요.
결론

스트래티지에 투자하는 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레버리지, 경영진 리스크, 자본 구조 리스크까지 복합적으로 따라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래티지가 이제 단순한 투자 회사가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과 자신들의 주가 괴리율(mNAV)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디지털 신용 수단(Digital Credit Vehicle)이 되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죠.
MSTR에 투자를 고민하거나 이미 투자한 투자자라면, 두 가지 액션은 반드시 준비해야해요.
✅ mNAV 지표 모니터링: 1.0을 회복하는지, 아니면 계속 1.0 아래에서 머무는지 확인하세요.
✅ 헤지 전략: MSTR 보유 비중이 높다면, mNAV 1.0 장기 붕괴 시 숏 포지션이나 비트코인 현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CEO가 벌어준 시간은 약 2년입니다.
그 안에 비트코인이 반등하지 못하면, 우리는 2029년보다 훨씬 빨리 '매도 버튼'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