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바웃 퀀트

퀀트 투자가 뉴스를 계산하는 방법

🔍핵심만 콕콕
예상 읽기 시간: 8분
신문 기사 텍스트만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을 80% 정확도로 추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정책 뉴스, 금리, 무역 이슈가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인으로 밝혀졌어요
퀀트 투자자라면 뉴스 기반 변동성 지표를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에 활용할 수 있어요

"아니, 기사 하나에 주가가 이렇게 출렁인다고?"

월요일 아침, 커피 한 잔 들고 증권 앱을 켰는데 전날까지 멀쩡하던 종목이 5% 급락해 있어요.
뭔가 싶어서 뉴스를 찾아보니 "미중 무역 긴장 고조"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뉴스를 "감으로" 해석해요.
'이 기사가 호재인가 악재인가' 정도만 판단하죠.  
그런데 그 뉴스가 진짜 시장을 무너뜨릴 악재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소음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퀀트 투자의 진가가 발휘됩니다.
월스트리트의 퀀트 펀드들은 뉴스 텍스트 자체를 데이터로 변하는 시도를 진행했는데요. 기본적인 재무재표를 넘어, 시장의 공포를 객관적인 숫자로 측정하게 된 것이죠.

노스웨스턴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한 "Policy News and Stock Market Volatility" 연구가 있어요.
이 논문에서는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주요 11개 신문의 텍스트를 분석해서 주식시장 변동성 추적기(EMV: Equity Market Volatility Tracker)를 개발했는데요.

연구 결과, 신문 기사만으로 만든 이 지표가 VIX 지수와 0.8의 상관관계를 보였어요. 거의 실시간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포착한 셈이죠.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트럼프 당선 이후 무역전쟁까지 — 모두 이 지표에서 먼저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기업이 돈을 잘 벌어도 정부가 세금을 왕창 걷거나 금리를 급격히 올릴 때 주식 시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퀀트 분석은 우리가 막연히 "정부 정책이 중요하지"라고 느끼던 것을, "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의 30% 이상을 설명한다"는 구체적인 데이터로 입증해 낸 것입니다.

EMV 지표가 밝혀낸 시장 변동성의 40가지 원인

연구진은 단순히 "뉴스가 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변동성을 유발하는 뉴스를 약 40개 카테고리로 분류했습니다.
거시경제, 금리, 인플레이션부터 세금 정책, 무역 정책, 국가 안보까지 세분화했죠.
그렇다면 어떤 뉴스가 시장을 가장 많이 흔들었을까요?

카테고리 기사 비중 (Impact) 주요 이벤트
거시경제 전망
71.8%
GDP 발표, 경기침체 우려
원자재 시장
43.7%
유가 급등락, 금값 변동
금리
30.7%
연준 금리 결정, 채권 수익률
세금 정책
29.8%
부시 감세, 트럼프 세제개편
통화정책
29.5%
양적완화, 테이퍼 탠트럼
금융규제
14.7%
도드-프랭크법, 옥슬리법
국가안보
13.1%
9/11 테러, 걸프전
무역정책
26.0%
(2.8%에서 급증)
미중 무역전쟁

특히 눈여겨볼 부분이 있어요. 무역정책 관련 뉴스입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2.7%에 불과했던 비중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6%까지 급등했어요.
뉴스 환경이 바뀌면 시장을 움직이는 동인도 달라진다는 증거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정책 관련 뉴스가 EMV 기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정부의 경제 개입이 늘어나고,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 리스크의 핵심 요소가 된 거예요.

퀀트 투자자가 뉴스 데이터를 활용하는 실전 방법

그냥 신문을 열심히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쁜 직장인이 수많은 기사를 다 읽고 정책의 뉘앙스까지 파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퀀트 투자의 방법론을 응용해야 합니다.

1.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EPU)' 확인하기

앞서 언급한 연구진들은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EPU(Economic Policy Uncertainty) 지수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 지수는 구글링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 활용 팁: EPU 지수가 역사적 고점(예: 코로나19 시기, 금융위기 등)에 근접했다면, 현재 시장은 '정책 리스크' 때문에 과도하게 공포에 질려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가 역설적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어요.

2. 10-K 보고서 + EMV 조합으로 기업별 리스크 계량하기

연구진은 한 발 더 나아갔어요. 개별 기업의 10-K 보고서(미국 상장사 연간 보고서)에서 리스크 요인(Part 1A) 섹션을 텍스트 분석했거든요.
각 기업이 10-K에서 언급한 리스크 키워드의 빈도를 측정하고, 이를 EMV 카테고리별 지표와 곱해서 기업-월별 리스크 노출 지수를 만들었어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지표가 개별 종목의 실현 변동성을 유의미하게 설명했어요. 특히 금리, 부동산, 원자재 관련 EMV 카테고리가 기업 수준 변동성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죠.

퀀트 투자자라면 이렇게 활용할 수 있어요:

✔︎ 포트폴리오 리스크 모니터링: EMV 지표가 급등하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지션 축소 또는 헤지 전략 실행
✔︎섹터 로테이션
: 특정 카테고리 EMV가 상승할 때 해당 섹터 비중 조절 (예: 무역정책 EMV 급등 시 수출주 비중 축소)
✔︎팩터 투자 보완
: 기존 퀄리티, 밸류 팩터에 뉴스 기반 변동성 팩터 추가로 알파 창출 가능성 탐색

💡용어설명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 (EPU Index)
EPU 지수는 뉴스 기사에서 '경제(Economic)', '정책(Policy)', '불확실성(Uncertainty)'과 관련된 단어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를 셉니다. 단순히 단어 수만 세는 게 아니라, 이를 통계적으로 보정하여 지금 시장이 정책 때문에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가?를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예요.

VIX (Volatility Index)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산출하는 향후 30일간 S&P 500 지수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예요.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리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를 숫자로 보여줍니다. VIX가 20 이하면 안정적, 30 이상이면 불안 심리가 높다고 해석해요.

뉴스를 '읽는' 시대에서 뉴스를 '측정하는' 시대로

예전에는 뛰어난 투자자의 조건이 "정보를 빨리 아는 것"이었어요.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같은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정량화하느냐가 승부를 가르죠.

Baker, Bloom, Davis 교수팀의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해요.
뉴스는 더 이상 '읽고 해석하는' 대상이 아니에요. 측정하고 분석하는 데이터입니다.

오늘의 실천 리스트

✅ 뉴스의 '톤'이 아닌 '빈도'를 보기
특정 정책 이슈(세금, 규제 등)가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지 주목하세요. 반복될수록 변동성은 커집니다.

✅ EPU 지수를 확인하기
주요 포털이나 경제 사이트에서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를 검색해 보세요. 지수가 역사적 평균보다 너무 높다면,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데이터 중심으로 생각하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볼 때마다 "이건 소음일까, 데이터일까?"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

퀀트 투자의 본질은 감이 아닌 데이터로 투자하는 것이에요. 뉴스마저 숫자로 바꿀 수 있다면, 여러분의 투자 판단은 한층 더 단단해질 겁니다.

About the Author

투자를 쉽게, 투자를 현명하게
인텔리퀀트의 블로그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모든 투자자가 퀀트 투자를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지식의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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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권(Joseph) CEO는 KAIST에서 전기및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후, 한국 IBM 유비쿼터스컴퓨팅 Lab에서 부장을 역임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해 왔습니다. 이후 에이서투자자문에서 퀀트운용 총괄을 맡아 퀀트 투자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쌓았고, 현재는 인텔리퀀트의 대표로서 누구나 현명한 투자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퀀트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